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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수 유열 “어린이 눈높이 맞는 전용극장있어야”

입력 : 
2014-11-13 17:00:08
수정 : 
2014-11-13 17: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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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열, 어린이공연문화재단 국회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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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어린이 창작뮤지컬을 만들어 오면서 척박한 대한민국의 어린이공연 문화 환경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인성, 감성과 창의력을 열어주는,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전용극장이 필요합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가수 유열(53)이 힘주어 말했다. 이날만큼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어린이공연문화재단 ‘행복한아이’의 이사장으로서 연단에 섰다. 어린이공연 문화 환경을 짚어보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 자리였다. 여기엔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석현(국회 부의장)·노웅래·이미경 의원이 참석했다.

‘행복한아이’에 따르면 국내엔 변변한 어린이전용극장이 없다. 남산 어린이회관(1970년 개관), 샘터 파랑새극장(1984년), 삼성어린이박물관(1995년) 등은 주로 도서관·박물관 용도로 지어졌다. 광주광역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규모 어린이문화원이 개관을 앞두고 있지만, 전국 모든 어린이들이 보편적으로 문화공연을 향유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극장 등 인프라스트럭처뿐 아니라 어린이 대상 콘텐츠도 부실하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뮤지컬도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아동용 TV프로그램의 ‘캐릭터쇼’에 불과하다. 어린이들을 겨냥한 창작물이 없다는 얘기다.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달 초 현재 예매율 상위 10개 아동용 공연물 중 ‘송승환의 new 호두까기 인형’을 제외한 9개 공연이 캐릭터쇼다.

반면 미국·영국·호주 등 문화 선진국들은 아동공연 쪽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미국 뉴빅토리시어터, 영국 유니콘시어터 등은 세계적 수준의 어린이전용극장이다. 아동용 소설 ‘찰리와 초콜릿공장’을 원작으로 만든 영국산 어린이뮤지컬 ‘마틸다’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치티 치티 뱅 뱅’ ‘올리버!’ ‘빌리 엘리어트’ 등 아동용 뮤지컬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백령 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어린이공연은 아동들에게 △재미의 원천 △일상에서 벗어나 또 다른 시·공간 경험 △새로운 관계와 질서 내면화 △허구의 세계를 체험하고 관계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어린이의 신체·행동적 여건에 맞는 관람객 중심의 공연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양질의 어린이용 콘텐츠는 아동에게 심리·교육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경제적·산업적 유발효과도 크다”며 “어린이공연의 안정적 소비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기창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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